노년기의 특성
노년기를 맞이한 어르신들은 대체로 신체적 노화와 함께 심리적 불안감, 그리고 사회적 소외로부터 적지 않은 생활의 변화를 겪으며 임종과 죽음에 이르게 된다. 노화는 노년기 이전에 시작되는 현상이지만 특별히 노년기에서 노화를 중요하게 다루는 것은 노년기에서 일어나는 노화가 다른 어느 시기에서보다 심각하고, 어르신들이 당면하는 제반 문제의 근원이 되기 때문이다. 40세 이후를 시작으로 신체적 능력과 건강이 쇠퇴하는 노화를 맞이하나 이 시기의 경우 신체적 퇴화 이외에는 안정된 삶을 꾸려나갈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인생의 전성기로 간주되기도 한다. 반면에 노년기의 노화는 그 정도가 심해질 뿐만 아니라 경제적 위기를 비롯하여 제반 생활이 불안정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노년기에 이루어지는 신체적 발달을 생물학적 노화라 하는데, 이는 생물학적 퇴화과정이 재생산 과정을 능가하여 유기체 내에 퇴행적 변화가 나타나는 현상이다. 즉, 시간이 지남에 따라 또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신체구조 및 신체 내부의 세포, 조직, 장기 등 유기체 전반에 걸쳐 일어나는 쇠퇴적 발달현상을 의미한다. 감각기능은 중년기부터 변화가 시작되어 노년기에는 현저하게 쇠퇴한다. 특히 시력과 청력이 현저하게 쇠퇴하며, 다른 감각기관의 능력도 느리게 퇴화한다. 이러한 감각기관의 영향은 심리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시각과 청각의 손상이 일상생활에서 의존성을 증대시키는 요인이 된다. 중년기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원시현상이 더욱 또렷해지며, 노란색 안경을 쓰고 주위의 물체를 보는 것과 같은 황화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수정체가 혼탁해짐으로써 안개가 낀 것처럼 보이는 백내장 및 안압의 상승으로 시신경이 손상되어 시력이 저하되고 실명에까지 이를 수 있는 녹내장에 걸릴 수도 있다. 청각기능의 장애는 타인과의 의사소통 장애를 일으켜 대인관계에 문제를 가져오며, 사회적 고립, 우울증, 정서장애를 유발할 수도 있다. 노년기에는 일반적으로 지능이 쇠퇴한다고 보고 있으나, 지능은 연령 이외의 변인, 즉 교육수주, 생활경험, 직업, 동년배집단 효과 등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기억은 외부에서 들어온 정보를 대뇌에 기록하여 저장했다가 어떤 상황에 직면하여 의식으로 되살려내는 정신기능을 의미하는데, 노년기에 이르게 되면 단기기억과 장기기억이 모두 감퇴하지만, 장기기억은 단기기억보다 감퇴하는 정도가 작다. 노년기에는 반응속도의 저하와 같은 인지기능의 저하를 오랜 인생경험을 통해 획득한 지혜를 사용하여 보완해 나갈 수 있다. 에릭슨은 노년기의 심리사회적 위기인 자아통합 대 절망은 중년기의 생산성 대 침체의 위기를 어느 정도 성공적으로 극복하였는가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진다고 보았으며, 이 시기의 위기를 잘 극복하면 지혜라는 자아특질을 얻게 된다고 하였다. 자아통합은 자신의 과거 및 현재의 인생을 바라던 대로 살았다고 받아들이고 만족스럽고 의미 있게 생각하며 다가올 죽음을 인정하고 기다리는 태도를 갖는 것이다. 반면에 절망은 자기의 과거 및 현재의 인생을 후회스럽고 불만스럽게 생각하고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르게 살겠다는 생각이며, 죽음 앞에 남은 시간이 너무 짧아 어떻게 할 수 없기 때문에 불안하고 초조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노년기에는 사회적으로 조부모의 역할을 하게 되는데 가장 보편적인 유형은 손자녀에게 관심을 갖고 때때로 필요할 때 돌봐주기도 하면서 부모를 도와주지만 부모의 역할을 침해하지는 않는 유형이다. 노년기에 은퇴는 개인의 삶의 양식을 바꾸어 놓는 중요한 변화로, 그것은 일상 활동, 사회적 관계, 자아정체감 등이 직업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왔기 때문이다. 퇴직이 갑작스러울수록, 그리고 자아개념이 그 사람의 직업역할에 깊이 뿌리박고 있을수록 퇴직 후의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노년기에는 죽음에 대한 심각하고 두려운 의문에 사로잡히게 된다. 중년기에는 대부분의 사람이 부모의 죽음을 경험하고 노년기에는 동료들의 죽음을 경험하게 된다. 죽음에 대한 태도를 확립하는 것은 자신의 죽음과 더불어 가까운 친지들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을 요구한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쿠블러-로스 임종의 단계
쿠블러-로스는 임종의 단계를 다음과 같이 다섯 단계로 구분하여 제시하고 있다. 그는 모든 죽어가는 사람이 다섯 단계를 그대로 거치지는 않는다 해도 대체로 그러한 상황이 개방되어 있다고 하였다. 다섯 단계는 순서대로 나타날 수도 있고, 동시에 나타날 수도 있으며, 몇 가지가 혼합되어 나타날 수도 있다. 즉, 개인차가 있다. 쿠블러-로스는 다섯 단계 모두에서 기초가 되는 정서는 희망이라고 하였다. 첫 번째, 부정단계에서는 거의 모든 환자들이 처음에는 자신이 죽는다는 사실을 부인한다. 두 번째, 분노단계에서는 환자의 감정은 분노와 원망으로 변하며 주위 사람들에게 시기, 질투, 분노의 감정을 표현한다. 세 번째, 타협단계는 조금이라도 죽음이 연기될 수 있기를 바라는 단계로, 해결하지 못한 인생과업을 해결할 때까지라도 살 수 있도록 기원하고 불가사의한 힘과 협상을 시도하기도 한다. 네 번째, 우울단계는 비탄의 시기로 자신에게 임박해 오는 종말을 더 이상 부정하려 들지 않고 우울상태로 빠져들어 가게 된다. 이때 환자가 느끼는 우울반응은 환자가 이미 임박해 오고 있는 죽음을 실감하고 있기 때문에 수용의 단계에 대비할 수 있는 비탄의 시기로 접어 들어가게 된다. 마지막 수용단계는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평온한 마음을 갖게 되는 단계이다. 절망적인 단계이며 감정적 표현이나 변화를 거의 보이지 않으면서 죽음을 기다리는 태도를 보인다. 비록 환자가 무의식 상태에 놓여 있을지라도 사랑하던 사람과의 신체 접촉은 큰 위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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